[태권도장무토] 미녀 태권도 금메달리스트 임수정 "경찰로 제2의 인생 찾아갈것"
[태권도장 무토] 미녀 태권도 금메달리스트 임수정 "경찰로 제2의 인생 찾아갈것"
"금메달을 목에 걸던 당시 역량을 이제 우리나라 치안과 안녕을 위해 쏟겠습니다."
'2015 경찰공무원 무도 특별채용'에 최종합격한 전 국가대표 태권도 선수 임수정씨(29·여)는 도복을 벗고 경찰 제복을 입게 된 소감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15년간 선수생활을 하며 배운 '끝을 보겠다'는 승부욕과 '끝까지 견디겠다'는 인내심을 경찰이란 꿈을 펼치는 원동력으로 발휘하겠다고 했다.
임씨는 자타공인 국내 여자 태권도계의 특급 선수다. 15살의 어린 나이에 전국소년체육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냈고 고등학교 1학년 때인 2002년에는 부산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며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임씨가 전성기를 맞이한 때는 2008년 열린 베이징올림픽에서였다. 여자 태권도 종목 57kg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임씨는 "관심과 사랑을 받는 게 당연하게 느낄 정도로 앞이 창창한 때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금메달리스트로서 미래가 보장돼 있던 그가 다른 삶을 선택한 것은 2013년 전국체전을 끝으로 현역 무대를 떠나면서부터다. 선수생활 속에서도 늘 동경하는 눈으로 바라봤던 경찰이란 직업을 통해 인생 제2막을 살기로 결심했다.
고민은 많았다. 은퇴한 이후 1년6개월이란 공백 기간 동안 '잘하는 일을 해야 할지,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할지' 오랫동안 갈등했다. 지난 6월 무도 특채 공고가 나왔을 때도 확신이 없었다.
그는 "내가 특별하다는 마음을 버리니 희생하고 봉사하는 경찰이란 직업이 되레 특별하게 다가왔다"며 "언니 손을 잡고 처음 태권도장을 밟던 9살 때 마음으로 경찰이란 새로운 꿈에 한 걸음씩 묵묵히 걸어갔다"고 말했다.
어려서부터 운동만 해온 터라 시험 한 번 치른 적 없었지만 경찰시험을 준비하는 3개월은 고통스럽기보다 즐거웠다. '이렇게 행복해도 될까'라는 생각이 들 만큼 하루하루가 감사했다. 과거 선수시절 시합이라는 압박감 속에 살던 때와는 달랐다. 경찰시험을 치르기 위해 초등학생 때 배웠던 태권도 품새를 다시 익히는 것까지 모든 게 설렜다.
그 결과 지난 9일 발표된 '2015 경찰공무원 무도 특별채용' 최종합격자 명단에 '임수정'이라는 이름 세 글자가 당당히 올랐다. 11.8대1의 높은 경쟁률이었다. 임씨는 오는 8월 중앙경찰학교에 입교해 교육을 받은 뒤 1년간 지구대에서 일하고나서 경찰서 강력계로 옮겨 5년간 근무한다.
임씨의 꿈은 신체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약자에 속하는 이들을 범죄로부터 보호함으로써 보다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데 힘을 보태는 일이다. 임씨는 "국민을 위해 일하면서도 특히 여성과 어린이의 편에 서고 싶다"며 "약한 사람에게는 약하고 강한 사람에게는 강한 사람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경찰청은 올해 무도 특별채용을 진행한 결과 최종 합격자 50명 중 국제대회 메달리스트가 20명 포함되었고, 종목별로 살펴보면 태권도 25명, 유도 15명, 검도 10명 등이다.
머니투데이 윤준호 기자